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해외 일부 국가의 ‘주 4일 근무제’는 실제로 어떻게 굴러갈까

by 다자매아빠 2026. 1. 15.

한국에서 주 4일 근무제는 종종 두 가지 반응을 동시에 불러온다.
“부럽다”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는 말이다. 오늘은 해외 일부 국가의 주 4일 근무제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해외에서 주 4일 근무제가 시행된다고 하면, 단순히 근무일을 하루 줄인 복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해외 사례를 들여다보면, 이 제도는 복지라기보다 업무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한 결과물에 가깝다.

해외 일부 국가에서 주 4일 근무제가 굴러가는 방식은 단순하지 않다.
근무시간, 급여, 성과 평가, 그리고 실패했을 때의 철회 조건까지 처음부터 명확하게 설계되어 있다. 이 글에서는 “왜 해외에서는 가능했고, 왜 그대로 한국에 가져오기는 어려운지”를 중심으로 실제 운영 방식을 정리해 본다.

주 4일 근무제

주 4일 근무제의 출발점은 ‘근무시간 단축’이 아니라 ‘성과 유지’였다.

해외에서 시행된 주 4일 근무제를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
‘덜 일하고도 같은 성과를 낸다’는 전제가 명확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과 달리, 해외 사례 대부분은 “편하게 일하자”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영국, 아이슬란드, 뉴질랜드 등에서 진행된 실험의 핵심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근무일은 주 5일에서 주 4일로 줄인다

총 근무시간은 약 20% 줄인다

하지만 업무 성과와 결과물은 기존 수준을 유지한다

즉, 근무시간은 줄었지만 목표치는 낮아지지 않았다.
이 전제가 지켜지지 않으면 제도는 실험 단계에서 바로 중단되거나 수정됐다.

이 때문에 가장 먼저 바뀐 것은 직원의 태도가 아니라 조직의 업무 방식이었다.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한 조직들은 공통적으로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 그대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도입 초기에 가장 먼저 손댄 것이 다음과 같은 부분이었다.

불필요한 정기 회의 대폭 축소

회의 시간 상한선 설정

메신저·이메일 즉각 응답 문화 제거

개인별 업무가 아닌 결과 중심의 업무 정의

아이슬란드 공공기관 실험 사례에서는 “몇 시간 일했는지 기록하는 문화 자체를 의미 없다고 판단했다”는 보고도 있었다. 그 대신 “정해진 기간 안에 업무가 완료되었는가, 그리고 품질은 유지되었는가”만을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이 지점에서 주 4일 근무제는 단순한 근무제 변경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프로젝트가 된다.

 

 

급여는 정말 줄지 않았을까? 그리고 성과 평가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주 4일 근무제에 대해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단연 이것이다.
“그럼 월급은 줄어드는 거 아니야?”

성공 사례로 분류되는 해외 국가와 기업들의 공통점은 급여를 유지했다는 점이다.
영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실험에서도 참여 기업의 대부분은 근무시간을 줄이면서도 급여를 동결하거나 유지했다. 아이슬란드 공공부문 역시 급여 삭감 없이 제도를 운영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급여가 줄어드는 순간, 주 4일 근무제는 복지가 아니라 근로 조건 악화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직원들은 시간을 줄이는 대신 야근이나 밀도 높은 업무로 보상하려 하고, 결과적으로 제도의 취지가 무너진다.

다만 중요한 점은, 급여 유지가 무조건적인 보장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례에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함께 붙었다.

성과 지표가 기존 대비 크게 하락할 경우 제도 재검토

팀 단위 성과 저하 시 해당 팀만 예외 적용

실험 기간 종료 후 데이터 기반으로 유지 여부 결정

성과 평가는 이전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바뀌었다.
‘열심히 일했다’는 표현은 의미를 잃었고, 대신 다음과 같은 지표들이 중요해졌다.

프로젝트 완료율

고객 만족도 변화

업무 지연 여부

팀 간 협업 효율

이 과정에서 관리자 역할도 달라졌다.
관리자는 더 이상 직원의 출근 시간이나 자리 유지 여부를 체크하지 않았다. 대신 “이 팀이 정해진 기간 안에 결과를 내고 있는가”를 책임지는 역할로 이동했다.

결국 주 4일 근무제는 직원에게만 유리한 제도가 아니라, 관리자에게도 더 냉정한 시스템이 된다.

 

 

실패한 사례들이 말해주는 것: 제도가 아니라 시스템이 문제였다.

모든 주 4일 근무제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
실패 사례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흥미로운 점은, 실패한 사례들의 원인이 매우 비슷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실패 유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업무량은 그대로 둔 채 근무일만 줄인 경우다.
일본 일부 기업에서 시도된 주 4일 근무 실험은 이 문제를 그대로 보여준다. 업무 목표와 물량은 전혀 줄지 않았고, 야근 문화도 그대로 유지됐다. 결과적으로 직원들은 “주 4일 근무 + 주 5일 치 업무”를 떠안게 되었고, 피로도와 불만만 증가했다.

둘째, 성과 측정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복지 이미지로 도입한 경우다.
미국 일부 스타트업에서는 ‘워라밸 기업’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했지만, 명확한 성과 지표가 없었다. 프로젝트 지연과 고객 불만이 늘어나자 제도는 빠르게 철회됐다.

이 실패 사례들이 공통적으로 말해주는 것은 단순하다.
주 4일 근무제의 핵심은 ‘근무일’이 아니라 시스템 설계라는 점이다.

한국에서 이 제도가 유독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전히 많은 조직이 근무 시간, 태도, 희생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있고, 개인의 직무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런 환경에서는 주 4일 근무제가 오히려 업무 압박을 키우는 제도가 되기 쉽다.

해외에서 주 4일 근무제가 굴러가는 이유는 사람들이 더 성실해서가 아니다.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바로 중단하고, 나오면 유지하는 냉정한 구조를 먼저 만들었기 때문이다.

 

주 4일 근무제는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일을 평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해외 사례가 말해주는 핵심은 하나다.
근무시간을 줄이기 전에, 일의 정의부터 다시 해야 한다.

한국에서 이 제도를 도입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묻기 전에,
“우리는 결과를 중심으로 일하고 있는가?”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